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참조: 구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제목: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 감독: 데이비드 David Frankel
• 개봉: 2006. 10. 25.

 

 뉴욕 베스트셀러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

 2006년작이나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시청하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소개합니다. 영화는 동일명의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작가가 원작을 완성하기도 전에 폭스사에서 원고를 접하고는 흥행에 성공할 것을 장담하며 영화화하길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원작에 매력적인 요소가 많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원작의 어떤 점이 영화화를 결정하게 되었을까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올랐던 이 책은 실제 작가가 세계적인 패션 잡지사인 보그에서 비서로 일했던 경험을 녹여 쓴 자전적 소설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자신을 소설 속 주인공인 '앤드리아'로, 잡지사 보그는 '런웨이'로, 자신의 직속 상사였던 편집장 안나 원투 워는 '미란다 프리슬리'로 녹여내고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완성했습니다. 실제 잡지사 보그의 편집장 안나 원투 워는 패션계의 거물로 그녀의 입김에 패션쇼 일정이 바뀔 정도라고 합니다. 그녀는 많은 이들의 동경과 질시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고, 그 성격도 유명하기에 영화사는 이른 성공을 확신했습니다. 

 

 원작의 제목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이유는 작가에게 안나 원투 워가 악마처럼 느껴졌고, 그런 그녀가 가장 즐겨 입고 좋아했던 브랜드가 프라다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만큼 원투 워는 실제 원작에서 악마처럼 그려졌습니다. 그녀는 이를 알고 굉장히 싫어해서 원작이 영화화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패션계 인사들이 출연 제의를 거절하도록 했습니다. 영화에 다양한 명품 브랜드가 등장해서 제작 의상비만 100만 달러 이상 들었다고 하니 다수의 관계자들이 참여할만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입김을 이기고 출연한 관계자는 굉장히 소수라고 합니다. 그랬던 원투 워는 막상 영화가 개봉하자 호의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미란다가 원작과 달리 매력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패션 알못 '앤디(앤드리아)'는 잡지사 <런웨이>에 합격했습니다.

 주인공 '앤디(앤 해서웨이)'는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느 곳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 와중에 생각지도 못한 패션 잡지사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직속 비서를 뽑는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미란다와의 면접에서 패션지에 어울리지 않는다 거절을 당하지만, 본인이 패션은 잘 모르지만 일을 잘 배우고 똑똑함을 어필합니다.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는지 미란다는 그녀를 비서로 채용했습니다.

 

 그녀에게 비서 업무는 쉽지 않았습니다. 패션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것은 물론이요, 상사인 미란다가 준 과제를 해결하는데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습니다. 앤드리아는 아침부터 커피 심부름, 궂은 날씨에 이륙하지 않는 비행기 티켓 구하기, 출간되지도 않은 해리포터 원작 구하기, 강아지들의 산책을 책임지는 등의 갖가지 일을 맡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앤디는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서툴렀던 업무에 점차 능숙해지게 되고, 패션계의 룰과 규칙을 알게 되면서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앤디가 적응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미란다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나이젤'입니다. 그는 패션 알못이었던 앤디를 패셔니스타로 만들어주어 미란다의 눈에 들게 합니다. 물론 앤디는 그 과정 속에서 크고 작은 실수도 하고 미란다로부터 책망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불가능에 가까웠던 임무인 해리포터 원작 구하기와  자선 행사 파티에 참석 명단을 모두 외우면서 미란다의 최측근이 되었습니다. 본래 최측근 비서로 일했었던 '에밀리'는 앤디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에밀리'는 미란다의 또 다른 비서로 그녀의 최측근이었습니다. 그러나 앤디가 신입 비서로 들어와 점차 미란다의 마음에 들면서 본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질투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꿈이었던 파리 컬렉션 동행 기회까지도 앤디에게 빼앗기게 되자 크게 배신감을 느껴 둘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말았습니다. 앤디도 미란다로부터 파리 컬렉션 동행에 대한 제안을 받고 처음엔 망설였습니다. 자신도 에밀리의 파리행에 대한 열망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자신의 성공을 위해 파리행을 선택하게 됩니다.

 앤디가 일을 잘하게 되면 잘할수록 점차 그녀의 남자 친구나 친구들과의 관계에 소원해지게 됩니다. 물론 그녀가 원하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미란다는 늘 언제 어느 때고 앤디를 불러 일을 시켰고 그때마다 앤디는 미란다를 우선순위로 두고 움직였습니다. 

 이제 앤디는 미란다와 함께 파리 컬렉션에 참석합니다. 에밀리가 왜 파리에 가고 싶어 했는지 하루하루 느끼는 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녀는 미란다를 편집장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려 하는 음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미란다에게 알리려고 하는데, 미란다는 이미 모든 정황을 알고 있었습니다. 미란다는 자신이 없으면 잡지가 폐간이 될 수도 있다며 자신을 따르는 패션 관계자들을 보여주며 사장을 협박했습니다. 일련의 정황을 알게 된 앤디는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친구 '나이젤'이 간절히 원했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음을 알게 되고 실망하고 맙니다. 

 

 영화 후반부, 패션쇼 장으로 가며 미란다는 앤디가 본인과 많이 닮은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앤디는 자신을 위해 남을 희생하는 미란다와 다르다며 부인합니다. 하지만 미란다는 에밀리 대신 파리에 온 것을 선택한 점을 말하며 자신과 같은 행동을 이미 하지 않았냐며 네가 원하던 삶의 모습이 지금의 모습 아니냐 알려줍니다. 앤디는 만약 사람들이 당신처럼 살고 싶지 않다면 어떠냐고 질문합니다. 그 질문에 미란다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살길 원한다고 답합니다.

 

 이 대화를 통해서 미란다는 자신이 어느 순간 미란다의 모습을 닮아갔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라고 했지만 자신의 선택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그녀는 화려한 패션쇼로 가는 미란다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길을 떠납니다. 

원작보다 웰메이드라고 소문난 영화

 가능하다면 원작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원작과 영화 사이에 차이점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원작보다 조금 더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같은 경우에 위와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떤 점에서 이런 평가를 받았을까요? 여러 부분이 있지만 그중 결말의 내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원작 소설의 결말은 앤디가 미란다에게 크게 욕을 하고 떠나며 다른 직장을 구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은 서로가 다른 점을 인정하며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앞선 줄거리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화 후반부에 주인공인 앤디와 미란다가 나누는 대화는 다소 철학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악마라 부르며 싫어하지만 이면에는 그녀와 같이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앤디도 비서로 일하며 가족, 친구, 사랑보다 성공을 선택했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성공을 상징하는 미란다가 아닌 본래 자신의 모습을 찾아 떠나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런 그녀를 향해 미란다는 미소를 지으며 보내줍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단순한 코미디 영화 이상의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2006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지금 봐도 아주 화려한 영화입니다. 더불어 앤디의 모습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어 뭇사람들의 공감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동경의 대상인 패션계를 다룬 영화라 저도 아주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가장 큰 여운이 남는 부분은 역시 결말입니다. 앤디라는 한 인물이 성공을 위해 자신의 신념과 생각과 우선순위를 바꾸며 얻은 점과 잃은 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사회 속에서 우리는 늘 선택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때론 앤디와 같은 선택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자신을 찾아 떠나는 앤디의 모습은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선택의 순간에서 양심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용기를 내야겠다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