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토냐(I, Tonya) - 피겨 천재 토냐 하딩 실화 기반 영화

참조: 구글 아이, 토냐

• 제목: 아이, 토냐  I, Tonya
• 감독: 크레이그 길레스피 Craig Gillespie
• 개봉: 2018.03.08

 

실화 기반의 영화 <아이, 토냐>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토냐 하딩의 인생을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에선 축약한 부분이 있어 토냐 하딩의 인생 이야기를 알고 시청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토냐는 1970년생으로 전미 여자 피겨 국가 대표 선수였습니다. 피겨 선수로서 그녀의 전성기는 1980~90년도였는데, 어릴 적에는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가진 재능도 뛰어났습니다. 그녀는 1991년 세계 선수권에서 미국 선수로는 최초로 트리플 액셀에 성공하면서 스타 선수로 주목받게 됩니다. 하지만 1992년 세계 선수권에서 경기중 발목 부상으로 인해 6위에 머무르게 되고 이후 지속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에 멀어져 갔습니다. 그녀는 1993년 전미 선수권에서도 4위에 머물러 점점 메달권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면 그녀의 라이벌이었던 낸시 캐리건은 탄탄한 기반 속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점점 토냐와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마침내 낸시는 토냐가 6위에 머물렀던 1993년 전미 선수권에서 우승했습니다. 

 사건은 1994년 1월에 있었던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하루 앞둔 날 일어났습니다. 토냐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낸시 캐리건이 연습 중 괴한의 습격을 받고 무릎 위 허벅지에 큰 부상을 입었던 것입니다. (그녀가 실제로 습격당한 후 영상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낸시는 선발전에 참석하지 못하고 토냐는 우승하고 미셀 콴이라는 선수가 2등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낸시는 스타 피겨 선수였기에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수사를 착수한 FBI에 의해서 두 명의 범인이 밝혀졌는데, 한 명은 토냐의 보디가드였던 숀 에크하트였고 다른 한 명은 그녀의 전 남편이었던 제프 길루리였습니다. 이로 인해 큰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과연 그녀가 이 모든 일의 전말을 알고 있었는지 아닌지 여부가 주목받았습니다. 미국 피겨 연맹 역시 그녀의 올림픽 출전권을 취소할 건지 여부를 두고 고민했고요. 

 하지만 그녀의 혐의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토냐는 본인의 올림픽 출전권을 박탈하면 2천만 달러를 소송한다며 이야기했기에 결국 그녀는 이 모든 일을 뒤로하고 출전할 수 있었습니다. 낸시 캐리건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녀에 대한 동정 여론이 미국을 휩쓸고 있었고, 토냐의 전남편이었던 제프도 토냐가 이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었다며 고백했기 때문에 미국 피겨 연명은 낸시 캐리건을 다시 출전시킵니다. 

 

 아직 낸시 캐리건 사건에 토냐가 주범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언론에선 토냐가 악으로, 낸시가 선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렇게 그 둘은 논란의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실제 토냐는 연기하기 전에 스케이트 끈에 문제가 생겨 실격할 뻔했고, 허겁지겁 경기장에 들어가선 형편없는 연기를 하게 됩니다. 그런 그녀는 경기 도중 연기를 그만두고 심판진에게 찾아가 본인의 스케이트 끈을 묶을 수 있는 시간을 달라 요청합니다. 후에 심판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도 논란이 되었지만 그녀는 무사히 연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토냐 하딩은 9위로 경기를 마치고, 부상당했던 낸시 캐리건은 2위로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올림픽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토냐는 자백하고 3년간의 집행 유예를 받습니다. 그리고 선수 생명을 잃었습니다. 이후 그녀는 생활을 위해 자신의 악녀 이미지를 사용해 마케팅에 사용하며 복싱과 종합 격투, 가수 활동을 했는데 성적은 좋지 못했습니다. 

 

인간적인 토냐 하딩의 면모 조명

 

 토냐 하딩이 동료 선수인 낸시 캐리선을 사주한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런 만큼 그녀의 이름은 스포츠 마니아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때마다 이슈가 되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영화 <아이, 토냐> 역시 노이즈 마케팅의 동일한 연장 선상에서 흥미를 끄는 영화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에는 논란이 되었던 당시 미디어에서 보였던 악녀의 이미지만이 아닌 인간적인 아픔도 담겨 있습니다. 어릴 적 남다르게 극성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는 부분과 처음으로 만난 남자 친구로부터 지속적으로 육체적인 폭행을 당해왔다는 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부분 등 입체적인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어린 그녀가 스케이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지만 연습 중 화장실도 못 가서 실수하게 하는 등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범주보다 더 엄격하게 자랍니다. 이후에 만난 남자 친구와도 애증 어린 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폭행을 당하지만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 <아이, 토냐>는 실제 토냐 하딩의 도움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토냐에게는 본인의 과오를 재조명한 일이라 싫어할 법도 한데 이제 본인이 숨길게 뭐가 있냐면서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해요. 영화는 실존 인물을 다룬 만큼 당시 인물들의 동작과 표정을 재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토냐 하딩 역을 맡은 '마고 로비'는 뛰어난 연기로 처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녀 역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으라 한다면 이 영화를 말할 정도라고 하는데, 실제 피겨 연기를 하기 위해서 무려 5개월 동안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고 합니다. 토냐 하딩의 엄마인 라보나 역을 맡은 '앨린슨 제니'는 여우 조연상을 휩쓸었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시면 진짜 악랄하다는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스케이팅 장면은 CG 효과를 빌려 촬영되었습니다. 마고 로비가 스케이팅 훈련을 했다고 하지만 세계 1위였던 토냐를 따라 하기란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피겨 선수가 6대의 카메라 앞에 연기하고 마고로비의 얼굴을 합성해 토냐 하딩의 연기를 재연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이겨야 할까?

 경쟁의식과 질투 의식에 빠지면 객관적으로 생각하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이미 일을 저질러 버리고 마는 게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지극이 궁상맞고 인간적인 토냐 하딩의 인생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그녀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그만큼 그녀의 인생엔 왜 동료를 공격하는 일에 동조할 수밖에 없었을까? 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소지가 많이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옳음과 그름을 떠나서 그녀의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존하는 인물 중에 끊임없이 지난날의 일들로 되새겨지고, 논란이 되는 일을 그녀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유명세로, 노이즈 마케팅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테지만 저는 제게 늘 경계가 되는 일로 삼아야겠단 생각합니다. 

 살아가다 보면 늘 선을 넘고 싶은 경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번 한 번만 넘어가 보자 하는 마음이 들 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내 양심이 보고 있으니 경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포츠계에서 메달을 얻지 않은 선수가 생활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합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은 성공한 뒤에 재조명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조급해하지 말고 하루하루 정직한 선택을 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