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 아름다운 민중의 노래, 뮤지컬 영화

출처: 구글 레미제라블

• 제목: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Les Misérables, 2012
• 감독: 톰 후퍼 Tom Hooper
• 개봉: 2012.12.19

 

죄수 24601호, 가석방되다 

 

 죄수 24601호는 배고픔에 죽어가던 조카를 살리려 빵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그는 남다른 힘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자베르 경감의 지시 아래 남들보다 고된 노역을 해야 했습니다. 어느덧 그는 형을 마치고 가석방되어 감옥에서 벗어났습니다. 새롭게 일자리를 찾으려 했지만 전과자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고용하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굶어가던 그 곧 장발장을 맞이해 준 이는 한 신부님이었습니다. 신부님은 그에게 따뜻한 식사와 푹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해줍니다. 하지만 그는 신부님이 잘 때를 노려 은식기를 훔쳐 도망가지만 얼마 안가 경찰에 의해 잡혔습니다. 그런 그를 다시 만난 신부님은 은촛대를 장발장에게 주면서 축복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며 놓아줍니다. 그 따뜻한 손길로 인해 장발장은 새로운 사람이 되기를 결심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8년 뒤 1823년이 되었습니다. 판틴은 아름다운 외모의 아가씨로 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는 반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는데, 그런 그녀를 공장 동료들은 질투하며 호시탐탐 트집 잡으려 합니다. 어느 날 공장 여인들이 판틴의 편지를 빼앗게 되고 이로 인해서 아가씨인 줄만 알았던 판틴이 사실은 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임이 밝혀졌습니다. 이를 빌미로 공장에 큰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공장 사장이면서 도시의 시장으로 성공한 장발장이 중재하려고 했으나, 소동을 보고 자베르 경감이 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일의 결론을 반장이 결정하도록 합니다. 

 장발장이 피한 뒤 공장 여인들은 판틴을 모함했고 반장은 그녀를 공장에서 쫓아냈습니다. 공장에서 쫓겨난 그녀는 갈 데가 없었지만 당장에 어린 딸을 살리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뒷골목으로 가던 중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보고 사겠다는 노파를 만나 머리카락을 팔고, 자신의 이빨을 사겠다는 남자에게 이빨을 팔았습니다. 그럼에도 돈은 늘 부족했기에 이윽고 몸 파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장발장은 구석진 곳에서 선행을 하던 중 판틴을 마주쳐 모든 진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발장은 그녀를 치료해주고 아이도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실 자베르 경감은 가석방 중 도망쳤던 장발장이 시장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시장이 마차에 시민을 구하기 위해 엄청난 힘으로 마차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시장을 고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범이 잡혀서 재판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런 자베르의 말을 듣고 시장은 고뇌에 빠졌습니다. 실제로 자신이 도망자인데 죄 없는 사람을 재판받게 했다는 자책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장발장은 고민 끝에 자신은 죄수 번호 24601이고 예전에 도망쳤던 자임을 밝힙니다. 장발장은 판틴에게 그녀의 딸을 지켜 남부럽지 않게 키우겠다 약속을 했었기 때문에 자신을 체포하러 온 자베르 경감으로부터 다시 도망치게 되었습니다. 

 어린 코제트는 여관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판틴이 아이를 돌봐달라 보내온 돈은 여관 주인의 아이인 에포닌에게 사용되었고, 코제트는 하녀와 같이 살았던 것입니다. 장발장은 여관 주인으로부터 코제트를 구하고 부모와 같이 돌보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다만 그는 도망자로 자베르 경감의 손길을 피해서 도망 다녀야 했습니다.  

 이로부터 9년이 지났습니다. 1832년 민중들의 삶 역시 괴로웠습니다. 여기서 혁명군 리더인 앙졸라와 마리우스가 등장합니다. 마리우스는 우연히 장발장과 함께 있던 코제트를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앙졸라는 사랑에 빠진 마리우스에 대해 탐탁지 않아합니다. 그러던 중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투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던 라마르크 장군의 장례식을 계기로 봉기를 결의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코제트도 마리우스를 보고 사랑에 빠졌지만 장발장은 도망 다녀야 했기에 코제트도 역시 떠나야 했습니다. 떠나는 코제트를 따라 함께 가야 할지 혁명을 도와야 할지 갈등하던 마리우스는 혁명을 함께 하고자 결정합니다. 자베르 경감 역시 봉기에 대한 소문을 듣고 혁명군 측에 가담해 교란시키고자 합니다.

 결전의 날이 다가와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혁명군은 거짓 정보를 퍼트리려던 자베르 경감의 정체를 알게 되고, 붙잡게 되었습니다. 곧 국가 경비대가 쳐들어오고 자신이 곧 죽을 것임을 예감한 마리우스는 코제트에게 마지막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 편지를 보고 장발장은 마리우스를 찾아갔으나 그곳에서 혁명군 측에 붙잡힌 자베르 경감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본인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장발장은 그를 끌고 가 살려주었고, 자베르를 본인은 원망하지 않음을 이야기합니다. 

 

 혁명군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시민들이 국가로부터 피해를 입을까 봐 몸을 사렸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예감한 혁명군 리더 앙졸라는 혁명단원들에게 떠나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용감한 소년 혁명가였던 가브로쉬의 희생으로 인해서 그들은 더욱 하나가 되어 목숨을 걸고 대항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혁명가들은 시민들의 외면 속에 국가 경비대의 무차별한 공격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모두가 죽은 현장을 돌아보던 자베르 경감은 다친 마리우스를 안고 하수구로 도망치던 장발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도 죽일 수 없었던 자베르는 그만 총을 버리고 자결합니다. 

 코제트와 마리우스는 이제 하나가 되었고 장발장은 자신이 죄인이었다는 사실을 감추고자 코제트를 마리우스에게 남기고 떠납니다. 노년에 장발장은 홀로 죽음을 앞두고 그를 찾아온 코제트를 보고 기뻐합니다.

레미제라블, 가난 속에 고통스러워하는 민중들의 이야기

 

 영화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문학가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빅토르 위고는 소설가이면서 동시에 정치가이자 혁명가였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문학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가지고 있어 시대를 넘어선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의 문학작품은 뮤지컬과 연극,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그중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캣츠>,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며 사랑받아왔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영화를 보기 전이나 후에 그의 원작 책인 <레미제라블>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은 어릴 때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짧게 요약된 책을 읽었으나, 시중에 <레미제라블> 원작을 번역한 방대한 분량의 책이 나와있습니다. 그 책을 보고 영화를 보신다면 세세한 부분까지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한 시대를 배경으로 살아간 인물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배경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혁명과 이어진 왕정의 폐지와 공화국 등장, 나폴레옹의 출현과 퇴장, 왕정이 복귀, 7월 혁명, 6월 폭동 등이 일어나던 혼란의 시대였습니다. 빅토르 위고는 이런 시대적 배경 가운데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Focus on 자베르 vs 장발장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자베르와 장발장의 쫓고 쫓기는 관계는 정말 긴장됩니다. 그 둘은 서로 반대되는 입장의 인물로 증오로 점철되어있던 관계였으나 서로가 시대와 사회의 피해자임을 알면서 이해하고 용서하게 됩니다. 자베르와 장발장의 대결 속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이는 미묘한 태도와 표정의 변화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 깊은 감동을 줍니다.

 프랑스의 혼란스러운 시대상은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러니 더욱 감정 이입을 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모습만 달라졌을 뿐이지 우리네 현실의 모습과 당시 프랑스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회 기저의 그물망으로도 보호받지 못하는 서민들의 모습은 지금이나 이전이나 동일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선조들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생각하고 불의와 더불어 싸우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민주화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의 의미처럼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겠다는 다짐하게 됩니다.